인프라 인문학 텍스트


출판 정보

  • 저자이진형 , 전원근 , 백승한 , 김주영 , 양명심 , 우연희 , 박해리 , 홍순환 , 권아람
  • 출판사앨피
  • 출판일2025.12.31

“무미건조한 것을 연구하라”
국내 ‘인프라 인문학’ 연구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모빌리티 인문학’에서 ‘인프라 인문학’으로


이 책은 ‘인프라 인문학’ 연구를 표방한 최초의 국내 서적이다. 2018년부터 7년 동안 ‘모빌리티 인문학’이라는 어젠다를 중심에 두고 활발한 연구와 출판 활동을 전개해 왔던 건국대학교 모빌리티인문학 연구원은 그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인프라 인문학’을 새로운 주제로 제안한다. 존 어리가 《모빌리티》에서 “대다수 모빌리티는 일상적 사회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대규모의 부동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며 …, 계급, 젠더, 민족, 국민, 연령에 따른 사회적 결속이 인프라와 만나서 강요된 정착과 강제적 이동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모빌리티를 편성한다”며 인프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이래로, 2000년 무렵 수전 레이 스타Susan Leigh Star의 연구를 기점으로 인프라 인문학이 하나의 학문 분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후 인프라의 미학과 정치학에 관한 설득력 있는 논의를 전개한 브라이언 라킨Brian Larkin, 인프라주의를 다룬 주요 학술지의 특집호 등을 통해 인문학자들의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인문학적 인프라 연구는 그 수가 많지 않으며 연구 분야 또한 사회과학 쪽에 많이 치우쳐져 있었다. 인프라 인문학은 인프라가 인간의 생물학적 · 사회적 삶에서 갖는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연구자들에게 충분한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인프라의 정의로운 변형을 위한 개입


이 책은 인프라 인문학이 “인프라의 복합적 성향과 개념적 잠재력을 토대로 세계의 (재)형성에 관한 학문-횡단적 연구를 수행하는 학문”임을 주장한다. 인프라 인문학은 비물질적/은유적 인프라를 포함하는 확장된 인프라 관념들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물질적·기술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춘 인프라 연구와 구별된다. 인프라 인문학은 궁극적으로 인프라의 상징적·문화적 가치, 은폐된 사회적 성향과 배제, 인프라가 상정하는 실행, 그리고 인프라 시스템이 배태되고 정초되는 방식 등의 측면에서 인프라에 접근하며, 인프라의 정의로운 변형을 위해 창의력과 상상력을 동원하여 인프라의 존재론에 개입한다.

인프라 인문학, 인프라 텍스트 연구, 인프라 미학


이 책에 실린 9편의 글은 문학이론, 지리학, 건축학, 여성문학, 일본문학, 현대 연극, 현대미술, 영상 예술 등을 가로지르며 인문학적 인프라 연구를 실천하고 실험한다.
1부 ‘인프라 인문학’에서는 인프라 인문학에 대한 개념적 논의와 더불어 인프라 공간에 관한 텍스트 분석을 시도한다. 2010년대 제주도 애월항의 경관(LNG 기지 및 관련 인프라 구축 과정)에 대한 비판적 분석, 도시 인프라 경관을 분석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와 연구 방법론 탐구가 이루어진다.
2부 ‘인프라 텍스트 연구’에서는 인프라 개념을 활용한 문학작품 분석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인프라의 개념적 유용성을 시험한다. 인프라 개념을 통해 미야모토 유리코의 《노부코伸子 》, 히라노 게이치로의 〈한 남자〉(2018), 이시무레 미치코의 《고해정토》에 대한 작품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인프라 개념의 유용성을 검토한다.
3부 ‘인프라 미학’에서는 현대 예술작품 제작 및 공연에서 인프라가 작동하는 방식을 탐구함으로써 인프라의 행위성 또는 역량을 논의한다. 인프라적 힘으로서의 알고리즘, 현대미술을 형성하는 문학적 기법이자 인프라로서의 알레고리, 포스트-미디어 시대를 조건 짓고 형성하는 인프라로서의 스크린에 관한 논의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