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삶

티모시 모튼의 생태철학 특강:
하이퍼오브젝트/대멸종 시대의 생태적 사고


출판 정보

  • 저자티모시 모튼
  • 역자김태한 역
  • 출판사서울:앨피
  • 출판일2023.01.31

하이퍼오브젝트/대멸종 시대의 생태적 사고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철학자

브루노 라투르·그레이엄 하먼을 필두로 세계 지성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른 신유물론, 그중에서도 하먼의 객체지향 존재론(Object-Oriented Ontology)의 생태학 버전 철학서이다. 미국 라이스대학교 영문학과의 석좌교수인 티머시 모튼은 현 철학계의 화두인 ‘하이퍼오브젝트hyperobject’(초객체)라는 말을 만든 장본인으로, “석유문화의 군사화된 세력에 맞서” 인류세 이후 인류의 모든 분과학문을 포괄하는 생태철학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다. 모튼은 묻는다. 인간과 자연(초객체)을 어떻게 구분하는가? 어디서부터 비인간, 비생명, 객체인가? 그 기준은 무엇인가? 모튼은 주체와 객체, 생명과 비생명의 경계가 점점 더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어떻게 공존할지를 묻는다. 모튼에 따르면, 현재 인류의 최대 과제인 지구온난화는 “거대하고, 시간과 공간에 분산되어 있는 … 수십 년이나 수백 년(실은 수천 년)에 걸쳐 일어나고, 지구 전체에 걸쳐 일어나는” 하이퍼오브젝트, 곧 초객체이다.

신유물론의 생태학 버전

모튼은 음식과 록음악, 생물학, 양자물리학 등등을 모두 한 주제 안에 버무려 내는 철학자로 유명하다. 생태학이 인류의 모든 분과학문을 포괄하는 형세인 현 서구 지성계의 ‘트렌드’를 대표하는 학자이다. 모튼은 ‘자연’ 개념을 거부한다. 자연 개념은 인간중심적인 개념이다. ‘자연 없는 생태학’이 그의 지향점이고, 우리가 이미 생태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이퍼오브젝트’(초객체)는 인류가 가늠할 수 없는 대상, 물질, 존재이다. 주체와 객체, 생명과 비생명… 인간과 자연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서지 않으면, 인간과 비인간이 그물망처럼 서로 연결된 생태학을 사유할 수 없다. 객체지향 존재론은 객체와 물질의 실재성을 사유하는 새로운 물질론, 신유물론이다. 서구중심적, 주체중심적, 인간중심적 사고를 넘어서는 새로운 철학이자 생태학이 모튼의 지향점이다.

인간중심 철학에서 새로운 쾌락 중심의 생태정치로

19세기에 니체는 신이 죽었다고 선언했다. 이는 흔히 인간이 존재의 무의미를 직면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지만, 오히려 반대이다. 신의 죽음은 텅 비어 있고 황량한 황무지가 아니다. 말 그대로 생물들이 득실거리는 무서운 밀림이다. … 모튼은 생태 의식이 만물을 지배하는 하나의 척도, 즉 인간중심적 척도와 관념을 뒤흔든다고 말한다. 생태적 의식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의 척도가 아닌 수많은 척도에서 윤리적이고 정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 존재에 최적화되어 있되 다른 생명체에 지나친 피해를 주지 않는, 원활하게 기능하는 생물권을 가치 있게 여긴다. 이 원활함, 효율성이 현재 우리가 세계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오작동이나 사고를 허용하지 않는 효율성 양식과 달리, 실제로 사물들은 오작동이나 사고와 훨씬 비슷하다. 이 효율성의 궁극적 지평은 석유문화이다. 이 지점에서 모튼은 “새로운 형태의 쾌락을 확장하고 수정하고 개발하는” 생태정치를 이야기한다. 우리가 이미 경험 중인 빈약하기 짝이 없는 쾌락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석유경제 너머의 쾌락을 상상하자고. 인간중심주의라는 안락한 구역 밖으로 나가자고. 생태적 사회는 우리가 여태까지보다 훨씬 관대하고 창의적일 수 있는 세계라고. 다른 공생적 존재들과 얽혀 있는 공생적 존재인 우리는 생태적으로 살 필요가 없다고, 이미 생태적으로 살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