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피는 상당히 공허하고 기술적인 개념으로서 사람들을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는 비상 통치의 순간들을 묘사하는 데 자주 쓰인다. 이 용어는 또한 나치 추방과 유럽 유대인 살해에서도 핵심 암호였다. 대피는 어떻게 이런 맥락과 목적을 위해서 배치될 수 있었을까?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홀로코스트의 실행이 얼마나 부정확하고, 오도되고, 살인적이었든 그것이 대피로 명명되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문제는 오히려 대피가 모빌리티의 용어, 개념, 실천 등으로서 ‘배반’당했고 또 여전히 ‘배반’당하는 방식과 이유다. 이 글은 대피의 지리와 계보를 탐구한다. 나치의 해당 용어 남용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파국적・배타적・파괴적인 대피 모빌리티 버전임을 짚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대피의 여러 버전이 공존할 수 있고 또 서로를 보강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