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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세부사항
감독 존 힐코트(John Hillcoat)
출연 비고 모텐슨(Viggo Mortensen), 코디 스밋 맥비(Kodi Smit‑McPhee),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 등
연도 2009년
제작국 / 배급 미국 / Dimension Films
언어 영어
상영시간 111분
원제 The Road
유형 및 장르 포스트아포칼립스, 드라마, 서바이벌 스릴러
키워드 포스트아포칼립스, 생존, 윤리, 인간성, 절망과 희망
관련 사이트 https://pedia.watcha.com/ko-KR/contents/mOVvGZO
비고 원작 : 코맥 맥카시의 《The Road》(퓰리처상 수상). 2009년 San Diego Film Critics Society 상에서 최우수 촬영상 수상
줄거리

세상이 무너진 지 오래였다.
하늘은 더 이상 파랗지 않고, 재와 먼지로 뒤덮인 회색빛으로 굳어 있었다. 나무들은 줄기만 남은 채 쓰러져 갔고, 사람들은 희망을 잃어갔다. 문명이라는 말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이 폐허 위를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걷고 있었다.
둘은 오래된 쇼핑 카트 하나에 남은 물건들을 실어 남쪽으로 향했다. 어딘가에는 조금이라도 따뜻한 곳이 있을 거라는 희미한 바람 같은 희망 때문이었다.

길을 따라 이동하는 동안, 아버지는 늘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굶주림은 언제나 따라붙었고, 타인에 대한 공포는 배고픔보다 더 날카로웠다. 살아남기 위해 사람을 잡아먹는 무리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은 그런 세상 속에서도 “우리는 착한 사람들이냐”고 묻곤 했다. 아버지는 늘 같은 대답을 했다.
“우린 불을 가지고 있다.”
그 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가르침이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약속과도 같았다.

길 위에서는 기적 같은 순간도 드물게 찾아왔다.
버려진 집 지하에서 구한 통조림, 지나가던 노인과의 짧은 식사. 그러나 그런 따뜻함은 오래가지 않고, 곧 다시 황량한 현실 속으로 되돌아갔다. 아버지는 자신이 점점 약해진다는 것을 느꼈지만, 아들에게만큼은 두려움을 숨기려 애썼다.

여정이 끝을 향해 갈수록 아버지의 숨은 빠르게 쇠약해졌다.
그는 더 이상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남쪽에 도착했을 때… 바다는 그가 기대했던 푸른색이 아니었다. 회색빛으로 탁해진 바다는 세상과 다를 바 없었다.

마침내 아버지는 길 위에서 조용히 쓰러졌다.
그는 마지막 힘으로 아들에게 말했다.
혼자가 아니며, 앞으로도 **“불을 지켜야 한다”**고.
아버지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혼자 남겨진 소년은 끝없이 울었지만, 그 순간 어떤 가족이 다가왔다.
그들은 소년에게 손을 내밀었다.
의심과 두려움 속에서도 소년은 아버지의 말을 떠올렸다.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도 아직 남아 있을지 모른다는 믿음.
그는 조심스럽게 그 손을 잡았다.

세상은 여전히 황폐했지만,
소년의 작은 한 걸음이 그 어둠 속에서 또 다른 “불”이 되어 타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