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정신건강 약제비…“약물 중심서 회복 중심 정신건강인프라를”

최근 5년간 ADHD·우울증 등 정신건강 질환 진료가 2.7배 늘면서 약제비 총액이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DHD치료제 사용량이 3.5배 증가하면서 정신건강 관리가 상담보다 약물 중심에 치우쳐 있는 현실이 지적되고 있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정신건강 관련 약제비 및 성분별 처방 현황’을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낸 뒤 “정신건강 문제를 단순히 약물 복용으로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상담·회복·생활지원이 통합된 공공 정신건강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에 따르면, ADHD 사용은 2020년 2,046만 개에서 2024년 5,617만 건로 2.7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약제비 총액은 198억 원에서 466억 원으로 2.3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성분별 처방 추이를 보면 대표적 ADHD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는 2020년 1,581만 개, 2024년 4,164만 개로 처방이 3.5배 증가했다. 아토목세틴은 3,926만에서 1억2,223만 개로 3.1배 , 클로니딘은 719만 개에서 2,302만 개로 3.2배 늘었다.
서영석 의원은 이에 대해 “아동·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ADHD 진단이 급격히 늘고, 우울·불면 등 복합증상을 동반한 환자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연도별로 ADHD 진료는 2022년부터 2023년 사이에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성인환자는 2021년 대비 2022년에 61.5% 급증했고, 고등학생 연령대(16~18 세 )에서도 같은 기간 40.2%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초등학생(7~12세)과 중학생(13~15세) 역시 각각 32.5%, 31.5% 증가해 2022~2023년은 전 세대에서 ADHD 진료가 동반 급증한 시기로 나타났다.
우울증은 2021년이 전년 대비 증가폭이 가장 컸다. 모든 연령대에서 동반 상승세를 보였으며, 특히 7~12 세(46.4%)와 0~6세(48.9%) 어린 연령층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이후 2022 년 이후로 증가세는 다소 완화됐지만, 청소년과 성인 모두 꾸준히 높은 수준의 진료 건수가 유지되고 있다. 또 2024년 기준 ADHD 관련 약제 총사용 5,617만 개 중 의원이 약 1,876만 개(33.4%), 약국이 3,237만 개(57.6%)로 전체의 약 91%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초등학생(7~12세)이 3,173만 개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중·고등학생(13~18세)이 2,175만 개, 성인이 204만 개로 뒤를 이었다.
서 의원은 약물 중심에서 회복 중심으로 공공 정신건강 인프라가 시급이 마련돼야 한다며 “지역사회 정신건강의료 전달체계를 강화하고, 청소년·성인기 환자 관리의 공백을 메우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