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프라, 이제는 ‘도로’가 아닌 ‘AI·바이오’다

구분 세부사항
날짜 2025-10-15
매체명 미디어스
인프라 유형 AI
제목 경제 인프라, 이제는 ‘도로’가 아닌 ‘AI·바이오’다
내용

한 나라의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기반, 즉 ‘경제 인프라’가 먼저 구축되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이 기억하는 대한민국의 경제 기반은 경부고속도로와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에서 비롯됐다. 경부고속도로는 산업화를, 초고속망은 정보화를 이끌며 우리 경제의 두 축을 세웠다. 이 인프라 덕분에 제조업 중심의 산업이 급성장했고, 인터넷 보급과 함께 IT 강국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완전히 다른 국면에 서 있다. 산업의 판도가 바뀌고 있으며, 미래의 부를 결정짓는 핵심 인프라는 더 이상 도로와 철도가 아니라 AI와 바이오다. 최근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방한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허브(AI-hub) 조성 방안을 논의한 것은 상징적이다. 미국과 영국 등 AI 강국들은 이미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AI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미래 경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현실은 안타깝다.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구호는 여전히 ‘고속도로’, ‘지하철’, ‘GTX’ 건설이다. 지역 발전을 내세운 교통망 확충 공약이 난무하지만, 이는 한정된 재정을 비효율적으로 분산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물론 도로와 철도는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 삶의 질 향상에 일정한 기여를 한다. 그러나 미국도 도로, 철도에 대한 투자보다 훨씬 더 많은 재원을 미래산업에 투자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시대는 도로, 철도 등 과거형 인프라가 아닌, 인공지능, 바이오 등 미래형 인프라에 대한 100조원 이상의 투입을 필요로 하는 국가적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는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로봇, 모빌리티 산업이 있다. 이들은 단순한 신산업이 아니라 미래 먹거리이자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재 투자 규모와 정책 추진력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초고성능 반도체, 바이오 연구개발(R&D) 생태계 등은 단기간에 구축될 수 있는 인프라가 아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학교교육, 연구역량 강화, 산업재편 등을 감안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방향설정과 적정투자가 절실하다.
미래 산업 경쟁력은 단순히 경제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 첨단 산업의 성장은 고용 구조를 혁신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마련한다. 특히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 사회에서 미래산업 기반은 안정적 노후를 보장하는 핵심 버팀목이 될 것이다. 반면, 시대 변화에 뒤처진 인프라 중심의 경제정책은 성장 정체와 청년 실업, 세수 감소 등 국가 전체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 예기치 못한 경제 충격은 마치 도로의 싱크홀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를 인식하고,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이루어져야 한다. 산업, 경제, 정치 및 정부를 포함하는 모든 경제 주체들이 합심하여 경제현상에 대한 올바른 문제인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구조적 시스템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 단기적 표심을 위한 토목공사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한 디지털·바이오 기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의 과학자 리처드 해밍은 “올바른 문제를 올바른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해결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우리는 경제 개혁의 방향을 명확히 인식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전환의 길에 나서야 한다. 도로와 철도를 깔던 시대의 성공 방정식을 과감히 넘어, AI·바이오 중심의 새로운 경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산업의 기반이 ‘땅’에서 ‘지식’으로 이동한 지금,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 국가는 더 이상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과거의 경부고속도로가 대한민국을 산업화의 길로 이끌었고, 초고속망이 콘텐츠·서비스산업의 도약을 이끌었다면, 앞으로 우리의 미래 먹거리 창출 주체는 ‘AI와 바이오 인프라’구축이다. 지금이 바로 그 길을 닦아야 할 때다.

인프라 위치 전국
출처 미디어스
URL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48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