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연자 임소연 교수는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 철학 협동과정에서 과학 기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과학기술사회학, 과학기술과 젠더 등에 관심을 두고 물질과 기계, 혐오를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포스트휴머니즘과 문명의 전환》, 《사이보그로 살아가기》 등이 있고 논문으로 〈페미니즘은 과학을 바꾸는가? 페미니스트 과학, 젠더혁신, 페미니스트 과학학〉, 〈과학기술과 여성 연구하기〉 등이 있다.
이번 강연에서 임소연 교수는 기술과 젠더의 관계를 살펴보는 가운데, 기계는 왜 여성의 목소리를 갖게 되었는지를 과학적, 문화적으로 설명했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버스 안내 음성이 여성 목소리로 대체된 것을 예로 들면서, “기계의 여성 목소리는 여성의 ‘형편없는 대체물’로 여성을 도구화하고 젠더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디지털 기술 및 인공지능에서의 젠더 문제를 언급하며 언제나 상냥하고 친절한 기계의 여성 목소리의 젠더 고정관념 강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계가 여성이 된다는 것 자체보다 어떤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며, 따라서 “기계의 젠더를 통해서 인간의 젠더를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